♣ 비밀번호 / 박선희 (창조문학신문 [대한민국시민문화상] 수상 시인)


            나는 나의 어둠이다
           
굳게 닫힌 내 삶의 빗장 사이로
            온몸에 덧니 솟아오른 최초의 여자
            캄캄한 나를 검색한다
            몇 천 년 동안 고독했던 나를 훑어가며
           
내가 부재중이었던 공간이 궁금한;
            얼룩진 욕망과 한편이었던 나는
            범접할 수 없는 나를 알지 못한다
            성급하게 겨냥한 희망 때문에 자주 빗나갔던 나는
            시지프 신화 같은 내 외곬 철학이 버거웠다
            내 정체에서 그만 누락되고 싶었다
            가만히 내 숨통을 눌러버린다
           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피 한 방울
            흘리지 않은 채 깨끗하게
            삭제된 나는 익명과 무명으로 넘쳐나는
            어둠의 길목에서
            은밀하게 곱표를 치거나 실종된다
           
접히지 않는 어둠과 약삭빠른 번호
            끝내 한 몸으로 호명될 수 없는
            나는 나의 어둠은 아니다
            나는 나도 알지 못하는 원초적 어둠이다

            꿈틀거리며,
            비밀은
            살아있다



박선희 시인의 시 창작품 게시판입니다

창조문학신문사의 [대한민국시민문화상]에 선정된 시인입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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